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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과학
2018.02.05 22:24

미래로 향하는 두바이

J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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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로 향하는 두바이

 

아라비아반도의 사막 끝자락 해안가에 자리잡고 있는 두바이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최대 도시이자 두바이왕국의 수도이다. 

두바이는 세계적인 인공물들로 유명하다. 세계 최대 쇼핑몰, 세계 최고층 건물, 세계 최대 인공섬, 세계 최고급 호텔, 세계 최대 화원 등 열 손가락이 모자랄 정도다. 이 진기한 구경거리들은 막대한 관광수입원이다. 2016년 두바이국제공항 이용객 수는 8300만명으로 세계 3위, 방문객 수는 1500만명으로 4위였다. 이들이 그해 두바이에서 쓰고 간 돈은 310억달러(약 33조원)로 압도적 1위다. 2위인 런던과 100억달러 차이가 난다. 두바이가 건설 프로젝트에 열을 올리는 이유를 알 만하다.

 그런 두바이의 화두가 요즘 ‘최대·최고’에서 ‘최초’로 옮겨가고 있다. 도시 전체를 미래 전시장 내지는 실험장으로 바꿔가고 있다. 

세계의 첨단 과학기술을 끌어들여 한편으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명분도 취하고, 다른 한편으론 볼거리들로 관광객을 유치하는 실리도 취하려는 계산인 듯하다. 한마디로 미래를 상품화하는 전략인 셈이다. 실제로 두바이 관광청은 두바이를 구경해야 하는 5가지 이유 가운데 하나로 ‘미래 도시를 보여주는 곳’이라는 점을 든다. 두바이에선 어떤 미래 실험들이 벌어지고 있을까?

 

우선 세계 최초의 인공지능 담당 장관이 있다. 2017년 9월 발표한 4차 산업혁명 국가전략에 따라 신설됐다. 최초의 3D 프린팅 사무용 건물도 있다. 이 단층 건물은 두바이 미래전략본부 구실을 하는 두바이미래재단 사무실로 쓰이고 있다. 두바이 당국은 2030년까지 두바이 건물의 25%를 이 방식으로 짓겠다고 말한다.
 

경찰관 없이 24시간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경찰서도 세계 처음으로 생겼다. 공상과학(SF) 영화에서 보던 로보캅도 곧 등장할 전망이다. 로봇 가슴에 달린 태블릿을 이용해 범죄를 신고하거나 길을 조회할 수 있다. 자율주행 로봇순찰차는 범죄 용의자를 발견하면 영상을 본부로 보내 안면인식 기술로 신원을 확인한다. 드론과 짝을 이뤄 함께 감시, 추적 활동도 할 수 있다. 두바이는 2030년까지 경찰 업무의 25%를 무인 시스템으로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공중순찰용 호버바이크, 소방관용 제트팩도 미래도시의 안전을 책임질 장비들로 들여왔다.

 

도시의 가장 큰 골칫거리인 교통문제 대응도 과감하다. 드론을 이용한 항공택시를 세계 최초로 시도한다. 지난해 1차 시험비행을 마쳤다. 5년 안에 상용화하는 게 목표다. 초음속 수준의 진공튜브형 수송수단 하이퍼루프 건설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개발 초기 단계임에도 일찌감치 개발업체와 계약을 맺었다. 완공되면 자동차로 2시간 걸리는 두바이~아부다비를 12분 만에 오갈 수 있다고 한다. 전기차, 자율주행차 도입에도 앞장서 2030년 친환경 자율주행 운송수단의 비중을 전체의 25%로 잡고 있다.
비트코인을 계기로 주목받는 블록체인에도 적극적이다. 세계 최초의 블록체인 도시 구축을 선언했다. 비자 신청, 면허 갱신, 건강 기록, 부동산 거래 등에 이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목표 시점은 2020년이다. 블록체인망이 완성되면 연간 15억달러의 행정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해 9월엔 세계 처음으로 정부 차원의 디지털암호화폐 ‘엠캐시’ 도입을 발표했다. 세계 첫 미래박물관 개관도 두바이의 미래도시 전략 가운데 하나다. 2019년 정식으로 문을 열어 미래 세상을 미리 보여준다는 구상이다.

 

7개 분야(인공지능, 로봇공학, 유전공학, 3D 프린팅, 블록체인, 생물 모방 및 생체공학)의 신생 기술기업들을 두바이로 끌어들이는 1억달러 프로젝트가 미래도시로 가는 촉매제 노릇을 하고 있다. 이들에게 두바이를 테스트베드로 내주고, 그 성과를 미래 두바이의 불쏘시개로 삼겠다는 심사다.

미래전략에 우주개발이 빠질 수 없다. 100년 후 화성 정착촌 건설을 목표로, 조만간 아라비아사막에 화성 모의도시를 건설한다. 이곳에선 화성과 같은 조건에서 1년 동안 거주하는 실험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두바이가 장기 미래전략을 본격적으로 짜기 시작한 건 2007년 ‘두바이 전략 2015’라는 이름으로 7개년 발전계획을 만들면서부터다. 이후 두바이플랜 2021, 두바이 산업 전략 2030, 두바이 클린에너지 전략 2050 등 잇따라 장기 청사진들을 내놨다. 미래 전략을 이끌고 있는 아랍에미리트연합 부통령 겸 총리이자 두바이 통치자 셰이크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 막툼은 “미래를 구체화하고 만들어가는 것은 더 이상 이론적 개념이 아니라 국제 무대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핵심 요소”라고 말한다.

두바이가 미래 실험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뭘까? 가시화하고 있는 석유시대 이후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석유 자원에 고무돼 있던 시절에도 두바이는 일찌감치 석유시대의 한계에 주목했다. “나의 할아버지는 낙타를 탔다. 나의 아버지도 낙타를 탔다. 나는 메르세데스를 탄다. 내 아들은 랜드로버를 탄다. 그의 아들도 랜드로버를 탈 것이다. 그러나 그 아들의 아들은 다시 낙타를 탈 것이다.” 당시 통치자의 이 말은 석유경제의 유한성을 상징하는 말로 회자된다. 경제적인 이유만이 아니다. 화석연료 문명으로부터의 탈피는 이미 두바이의 생존 문제가 됐다. 석유가 초래하는 기후변화로 중동 지역의 사막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고, 물은 더 고갈돼가고 있다. 청정에너지 비중을 2050년 75%로 높이는 ‘클린에너지 전략 2050’을 추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두바이의 최대 청정에너지는 사막의 뜨거운 햇빛이다. 높이 260미터의 세계 최대 700메가와트급 태양열 발전소가 머지않아 두바이 명물에 포함된다. 2030년까지 두바이 에너지 수요의 25%를 태양에너지로 충당한다는 목표다.

 

두바이의 전략이 국제사회의 이목을 끄는 건 인류의 현안이 도시에 집중돼 있는 것도 한몫한다. 유엔 추정에 따르면 2050년까지 세계 인구의 3분의 2인 60억 이상이 도시에 살 것으로 예상된다. 2050년까지 25억명이 도시에 몰려든다. 두바이 역시 예외가 아니다. 두바이 통계청은 두바이 인구가 2016년 240만명에서 2030년 520만명으로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내다본다. 비대해진 도시를 꾸려가기 위해선 도시를 운영하는 방식에서 대수술이 필요하다. 기존 인프라를 개선하거나 효율 높은 새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그 모델을 가장 먼저 구현해보겠다는 포부다.

물론 두바이의 미래전략이 모두 현실성을 갖춘 건 아니다. 전시효과에 치중한 것처럼 보이는 프로젝트도 여럿 있다. 하이퍼루프, 드론택시 등은 기술이나 경제성에서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화성 정착촌 구상도 아직은 꿈일 뿐이다. 초대형 투자가 필요한 프로젝트들이 많은 만큼 세계 경제나 석유경기에 따라 변동성도 크다. 통치자 1인의 의지가 곧바로 국가정책이 되는 왕정국가의 특성상 민주적 장치가 원활히 가동되지 않는 한계도 있다. 이는 미래 프로젝트 추진에서 동전의 뒷면을 보기 어렵게 만든다.

 

두바이의 미래전략 성과는 오는 2020년 열리는 두바이엑스포에서 1차 평가를 받게 된다. 2020년 10월~2021년 4월 열리는 두바이 엑스포는 2021년 아랍에미리트연합 창설 50주년과도 시기가 겹친다. 그만큼 두바이엔 의미가 큰 행사다. 두바이는 이 기회를 활용해 두바이를 세계인들에게 두바이를 '미래도시'로 확실하게 자리매김시키려 할 것으로 보인다. 두바이엑스포에 맞춰 새로운 세계 최고층 빌딩 '더 타워'를 완공하고, 블록체인 도시망을 구축하고, 화성 탐사선(궤도선)을 발사하기로 한 것은 그런 분위기 조성의 일환이다. 세계 최대 차량공유업체 우버는 2020년 두바이에서 비행택시를 선보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두바이의 미래도시전략은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는 방식이다. . 현실에 없는 미래라는 상품을 공급해 꿈이라는 수요를 충족시키려는 것이라고 할까? 마케팅 시각에서 보면 `견물생심' 공략법이다. 100년 전, 아니 수십년 전만 해도 진주잡이를 주된 먹거리산업으로 삼던 어촌마을 두바이는 '미래 실험장'에서 '미래 본보기'로 변신하는 데 성공할 수 있을까? 

 

 

 

두바이.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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