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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2018.06.03 09:21

안락사 기계 제작

J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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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사 기계 제작

공상과학 영화 속 우주인이 가수면을 취하는 캡슐처럼 생겼다. 유선형의 디자인이 흡사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는 알 혹은 누에고치를 연상케 한다. 3D 프린터로 제작이 가능하도록 설계를 완성한 이 기계는 생의 마지막을 인도하는 존엄사 기계 ‘사르코(sarco)’다.

 

네덜란드 출신 공학자 알렉산더르 바닝크와 함께 존엄사 기계 사르코를 개발한 호주의 필립 니치키(Philip Nitschke) 박사가 존엄사와 관련해 급진적인 주장을 내놓으며 죽음에 대한 논의에 불을 붙이고 있다. 

니치키 박사는 최근 허프포스트 미국판에 ‘내가 죽음의 기계를 발명한 이유’라는 칼럼을 게재했다. 해당 칼럼에서 니치키 박사는 “‘안락사’(euthanasia)의 어원은 그리스어에서 유래됐으며, ‘좋은 죽음’을 뜻한다”며 “죽음이 주는 기쁨을 마다해야 할 이유가 뭔가”라고 밝혔다. 그가 디자인한 사르코는 밀폐된 공간에 질소를 주입해 산소의 농도를 급격하게 떨어뜨리는 장치로, 내부에 있는 사람을 산소 부족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다. 이를 ‘질소 질식’이라 한다.

박사의 설명을 보면, 사르코 안에서 ‘질소 질식’을 하면 기도 폐쇄로 인한 질식과는 달리 고통을 느끼지 않으며 심지어 ‘기분 좋은 상태’로 사망하게 된다고 한다. 보통은 1분 안에 의식을 잃게 되고 5분 안에 사망한다.

 

물론 안전장치는 있다. 박사는 이 기계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사용자들이 정신 건강을 검증하는 온라인 테스트를 거쳐야 하고, 이 시험을 통과할 경우 24시간 동안 쓸 수 있는 ‘사용 코드’를 받게 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저산소증은 기쁨을 줄 수 있다”며 “안락사에 사용하는 최면제 ‘넴부탈’(바르비탈제 성분)은 평화롭고 확실하며 존엄하기는 하지만, ‘기쁜 죽음’으로 이끌지는 못한다”고 밝혔다.

그의 주장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존엄사가 논의되고 있는 공론장에 ‘쾌락으로서의 죽음’이라는 새로운 주제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죽음 직전의 쾌락’이 급진적이긴 하지만 꺼내지 못할 말은 아니다. 하버드 의과대학과 보건대학 교수이자 <뉴욕타임스> 기고 작가이기도 한 아툴 가완디는 한국에서도 널리 읽힌 저서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서 ‘정점과 종점 규칙(peak-end rule)’을 소개한 바 있다. 정점과 종점 규칙은 프린스턴 대학 심리학과 명예교수 대니얼 카너먼 박사가 주창한 원리다.

카너먼은 통증이 발생하는 대장 내시경 시술과 신장 결석 수술을 받는 환자 여러 명을 대상으로 우선 전 과정 동안 60초 간격으로 1부터 10까지 통증 정도를 실시간으로 기록하게 했다. 이후 시술이나 수술이 끝난 뒤에는 환자들에게 ‘시술과 수술 전 과정의 통증 점수’를 되짚어 다시 한 번 평가하게 했다. 만약 인간이 시술이나 수술을 받는 시간 동안 ‘평균’ 정도로 고통을 기억한다면, 환자가 시술이나 수술이 끝난 뒤 적은 ‘시술과 수술 전 과정의 통증 점수’는 60초마다 기록한 통증 점수의 평균과 비슷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실험의 결과는 달랐다. 환자가 시술이나 수술이 끝난 뒤 적은 ‘시술과 수술 전 과정의 통증 점수’는 가장 아팠던 순간(통증의 정점)과 마지막 순간(시술이나 수술이 끝나는 종점)을 더해서 둘로 나눈 값과 가장 비슷했다고 한다. 이 실험 결과대로라면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고통없이 혹은 최소한의 통증만으로 견뎌낼 수 있다면, 그 이전의 삶에서 어떤 거대한 고통이 있었어도 인생에서 느끼는 고통의 총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아툴 가완디는 이 논리에 따라 “인생의 마지막이 고통스럽지 않아야 한다”며 “수면과 고통의 노예가 되어 삶의 질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세계 각국의 정책과 그 변화에 대한 논의는 ‘죽음의 의사’로 유명한 니치키 박사의 바람대로 흘러가고 있지 않다. 주별로 다양한 양상을 보이는 미국의 사례를 살펴보면, 존엄사 논란의 사회적 수용 속도가 제각각임을 알 수 있다.

지난 9일 하와이주가 미국에서 일곱 번째로 2019년 1월부터 발효하는 존엄사 법을 통과시켰다. 이 법에 따르면, 존엄사를 위해서는 두 명의 의료인이 말기 환자의 진단과 예후는 물론 환자가 자발적 선택을 할 수 있는 상태임을 확인해줘야 한다. 의료인이 개입해 환자가 자발적 죽음에 이르는 행위를 한국에서는 ‘적극적 안락사’라고 하는데 이는 또 다른 쟁점을 야기한다. 캘리포니아와 워싱턴 DC의 비교가 대표적이다.

 

2015년 의사 조력 자살을 합법화한 캘리포니아의 경우, 법이 발효된 2016년 6월부터 12월까지 173명의 의사가 191명의 환자에게 자살 약물을 처방했고 이 가운데 111명이 의사가 처방한 약물을 통해 죽음을 택했다. 반면, 2016년 의사 조력 죽음을 합법화한 워싱턴 DC의 경우, 단 한 명의 말기 환자도 합법적 죽음을 선택하지 못했다. 워싱턴 DC는 의사가 말기 환자의 죽음에 조력하려면 국가에 등록 절차를 거치도록 법을 제정했는데, 이 법이 발효된 이후 한 해 동안 1만 1000명에 이르는 지역 의사 가운데 이 등록 절차를 거친 이가 단 두 명뿐이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워싱턴의 존엄사 지지 단체들은 사실상 이 절차가 존엄사의 실행을 막고 있다고 항의하고 있다.

안락사와 존엄사의 개념은 어떤 관점을 강조하느냐에 따라 구분된다. 한국에서 ‘안락사’(安樂死·euthanasia)는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생명을 인위적으로 종결시키는 모든 행위를 일컫는다. 안락사는 행위자를 중심에 둔 용어다. 이 가운데 말기 환자의 ‘연명 의료 중단’을 보통 ‘소극적 안락사’로, 의사의 처방 등에 의해 죽음에 이르는 ‘의사 조력 죽음’을 ‘적극적 안락사’로 구분한다.

 

‘존엄사’(尊嚴死·death with dignity)는 두 가지 용법으로 사용된다. 넓게는 환자의 선택을 강조하는 의미로 안락사를 포함해 의사의 조력이 없는 죽음까지 포함한다. 좁게는 ‘소극적 안락사’와 같은 의미로 쓰인다.

그러나 외국의 존엄사 단체들은 의사가 직접 독극물을 주사하는 행위만을 ‘안락사’로 구분하고 의약품의 처방을 통한 ‘의사 조력 죽음’은 ‘존엄사’로 정의하고 있어 국내 용어와 혼선이 있다. 이러한 용어의 혼동은 아직 한국 사회가 이와 관련한 논의를 심도 있게 나누지 못했기 때문이다. 용어가 함의하는 쟁점을 모두 꼼꼼하게 살펴보면, 니치키 박사의 주장은 더욱 급진적이다. 사르코의 사용에는 의료인의 조력조차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 기계를 쓰는 것은 사실상 ‘쾌락을 위한 자살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한국의 존엄사 관련 법이 걸어온 길은 더디고 지난하다. 국회는 2016년 1월 17일 회생 가능성이 없고 원인 치료에 반응하지 않으며 급속도로 증상이 악화되어 사망에 임박한 환자가 사전에 자신의 뜻을 문서(사전연명의료의향서 및 연명의료계획서)로 남겼거나 가족 2명 이상이 평소 환자의 뜻이라고 진술하는 경우 의사 2명의 확인을 거쳐 연명치료를 중단하도록 하는 ‘연명의료결정법’을 입법했다. 1997년 서울 보라매병원에서 가족의 요구로 환자의 인공호흡기를 뗀 의사와 가족이 살인죄로 기소된 지 18년 만이다. 그동안 이 사건 때문에 ‘환자 평소의 의향’이라는 가족의 요구가 있어도 의료인은 연명치료를 그만둘 수 없었다.

 

최근 보건복지부와 국가생명윤리정책원에 따르면, 지난 2월4일 연명의료결정법이 본격 시행된 뒤 4월 3일까지 2개월간 연명의료를 유보하거나 중단한 환자는 3274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8명은 건강한 상태에서 자신의 의향을 밝히는 ‘사전연명의료 의향서’를 작성해 뒀으며, 1144명은 임종과정 환자 본인이 연명의료계획서를 작성했다. 사전연명의료 의향서나 연명의료 계획서를 쓰지도 못한 채 의향을 확인하기 어려운 상태에 들어선 환자 882명은 환자 가족 2명 이상의 일치된 진술로, 1240명은 환자 가족 전원의 합의로 연명의료를 중단하거나 유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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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Joe | 뉴스제보 : joochang224@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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